세인(Sein)은 숲길을 따라 걸었다. 발아래 마른 나뭇잎들이 사각거리는 소리만이 고요를 갈랐다. 하늘에는 차가운 은빛 달이 떠 있었고, 그 주위로 수많은 별들이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세인은 주머니 속의 작은 조약돌을 매만졌다. 매끄럽고 따뜻한 온기가 손가락을 감쌌다. 그것은 그녀의 것이기도 했고, 동시에 다른 누군가의 것이기도 한, 무언의 약속 같은 것이었다.
문득, 저 멀리 가지 끝에 걸린 유난히 밝은 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빛은 그녀의 심장 속 가장 깊은 곳을 건드리는 듯했다. 차가운 밤공기가 그녀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순간, 강한 바람이 불어와 나뭇가지들을 거칠게 흔들었다. 별빛이 일렁였다. 세인은 눈을 감았다. 바람이 데려온 서늘함 속에서도, 그녀는 조약돌을 쥔 손에서 스며 나오는 변치 않는 온기를 느꼈다. 그 온기는 그녀의 불안을 잠재우고, 다시금 이어진 길을 걷게 할 영원한 동행의 흔적 같았다.